아벨의 믿음

아벨의 믿음과 예배에 대한 묵상

창세기 4장은 인류의 최초 형제,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두 형제의 갈등이 아니라, 믿음과 예배, 그리고 인간의 마음 상태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이 조명하는 중요한 본문입니다. 특히 아벨은 믿음과 진실된 예배의 모델로 성경 전체를 통틀어 기억되며, 히브리서 11장 4절에서도 그의 믿음이 특별히 언급됩니다.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으로 의로운 자라 하시는 증거를 얻었으니..."라는 말씀처럼, 아벨의 믿음은 단순히 행위에 머물지 않고 그의 삶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드러난 내면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1. 아벨의 예배: 마음에서 나온 헌신

창세기 4장 3-5절에서 우리는 가인과 아벨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가인은 "땅의 소산으로 제물을 삼아 여호와께 드렸고", 아벨은 "그의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드렸더니"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두 사람 모두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이 아벨과 그의 제물은 받으셨지만, 가인과 그의 제물은 받지 않으셨다고 말씀합니다(창 4:4-5).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하나님이 단순히 아벨의 예물 자체만을 기뻐하신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과 믿음을 기뻐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아벨은 하나님께 가장 귀한 것을 드렸습니다. "첫 새끼와 그 기름"이라는 표현은 아벨이 자신의 가장 좋은 것을 하나님께 드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는 그의 제물이 단순한 형식적 의무 수행이 아니었음을 나타냅니다. 그는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난 감사와 헌신으로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참된 예배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배는 단순히 외적인 행위나 물질적인 드림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경외에서 비롯된 내면의 헌신입니다.

 

2. 믿음의 본질: 관계 중심의 삶

히브리서 11장은 아벨의 예배를 "믿음"의 행위로 규정합니다. 여기서 믿음은 단순히 하나님의 존재를 아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선하심과 그분께 자신을 온전히 맡기는 삶의 태도를 의미합니다. 아벨의 믿음은 그가 드린 제물 속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삶의 주인이심을 인정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가인의 제사는 형식적이고 자기중심적이었던 반면, 아벨의 제사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진정한 헌신이었습니다. 가인은 자신의 소산을 드리며 하나님께 어떤 대가를 바라거나 자신의 의로움을 주장하려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아벨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하나님께 드리며 그분의 주권을 인정했습니다. 이 믿음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큰 도전을 줍니다. 우리의 예배와 헌신은 진정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믿음에서 나오는 것입니까? 아니면 단순한 종교적 의무 수행에 불과합니까?

 

3. 하나님의 응답: 마음의 상태를 보시는 하나님

하나님께서 아벨의 제물을 받으신 것은 그의 제물의 외형 때문이 아니라, 그의 믿음과 마음의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아벨과 그의 제물을 받으셨다"(창 4:4)는 표현은 하나님께서 단순히 물질적인 제물을 받으신 것이 아니라, 아벨이라는 사람 자체를 기뻐하셨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예배에서 무엇을 보시는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드리는 예배의 형식보다 우리의 마음을 보십니다. 우리의 헌신이 진정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감사에서 나오는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외적인 행위로 그치는 것인가?

 

가인의 분노와 시기는 그가 자신의 마음 상태를 점검하지 않고, 단순히 형식적 예배에 집중했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창 4:7)라고 말씀하시며 그의 내면을 돌아보라고 권면하십니다. 그러나 가인은 자신의 마음을 돌이키지 않고, 결국 아벨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의 예배가 단순히 외적인 행위로 그칠 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경고합니다.

 

4. 예배의 영적 교훈: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아벨의 믿음과 예배는 오늘날 우리에게 여러 가지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첫째, 참된 예배는 마음의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우리가 드리는 헌금, 찬양, 기도는 그 자체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들이 진정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사랑에서 비롯될 때에만 의미를 갖습니다. 둘째, 예배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표현하는 수단이어야 합니다. 아벨은 하나님을 알고, 그분을 신뢰하며, 자신의 가장 좋은 것을 기쁨으로 드렸습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아야 합니다.

 

셋째, 아벨의 예배는 희생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그는 자신의 양의 첫 새끼를 드림으로써 하나님께 자신을 온전히 드렸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물질적인 제사보다도, 우리의 시간, 재능, 삶 자체를 하나님께 드리기를 요청받고 있습니다. 로마서 12장 1절에서 바울은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고 말하며, 우리의 삶이 곧 예배임을 강조합니다.

 

5. 결론: 아벨의 믿음을 본받아

아벨의 믿음과 예배는 단순히 고대의 한 장면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영적 교훈을 제공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벨처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참된 예배를 기뻐하십니다. 우리의 예배는 형식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삶 전체를 하나님께 드리는 헌신이어야 합니다. 또한, 아벨의 예배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하고, 우리의 믿음을 점검하는 계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벨은 그의 믿음으로 "의로운 자라 하시는 증거를 얻었고 죽었으나 그 믿음으로써 아직도 말하느니라"(히 11:4). 그의 믿음의 발자취를 따라 우리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예배자,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믿음의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